보리산업마저 붕괴” 불안 고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7-05-28 00:00:13 조회수 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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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산업마저 붕괴” 불안 고조 한국농어민신문 2007. 05. 28 농림부 보리수급안정대책, 무엇이 문제인가 2012년 수매제도 완전 폐지…농가 소득보전 대책은 ‘뒷전’ 정부가 지난 22일 보리수매가와 물량을 인하 및 축소한 후 오는 2012년부터 수매제도 자체를 폐지키로 했다. 연간보리소비가 1인기준 1.1㎏에서 정체돼 있고, 현 재고처리에만 5.5년이 걸릴 정도이기 때문에 불가피한 선택이란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수매제도 포기에 앞서 농가소득안정장치부터 내놓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리수급안정대책의 문제점과 대안 등을 짚어봤다. 총체보리로 작목 전환 땐 계약생산 단가 떨어지고 양파·배추 등 동계작물 재배시 연쇄 가격하락 우려 소득 안정장치·총체보리 조사료 공급 시스템 필요 ▲ 정부 계획은 정부는 올해 1등급 기준 조곡 40㎏당 겉보리는 지난해 3만1490원보다 2% 인하된 3만860원, 쌀보리는 지난해 3만5690원보다 4%인하된 3만4260원에 수매키로 했다. 또 수매물량도 9만4000톤(겉보리 2만7000톤, 쌀보리 6만7000톤)으로 지난해 10만톤에 비해 약 5%축소할 계획이다. 또 겉보리 수매가격은 2008년 2%, 2009~2011년까지 매년 3%씩 인하하고 쌀보리는 2008년 4%, 2009~2011년까지 매년 6%씩 인하할 계획이다. 수매물량도 2008~2009년 10%,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20%씩 축소하며 2012년부터는 정부매입제를 폐지하고 시장자율에 맡길 예정이다. 대신 2006년 9070ha수준인 총체보리 재배면적을 올해 1만5000ha로 늘리고, 2008년 3만ha, 2009년 4만ha, 2010년 5만ha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 문제는 없나 수매량 감소 및 단가인하도 걱정이지만 확실한 소득보전대책 없이 기준가격 역할을 해왔던 수매제가 폐지되면 농가소득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게 농민들의 걱정이다. 총체보리재배에 따른 소득보전효과가 불확실한데다 당장은 총체보리 소득이 식용보리보다 낮기 때문에 걱정은 더 클 수 밖에 없다. 2005년 기준 쌀보리 소득은 ha당 193만5000원이지만 일반총체 보리는 148만4000원으로 76.7%에 불과하다. 15%가량 생산량이 많은 보급종 총체보리를 재배할 경우에는 178만4000원으로 92.2%수준. 하지만 보급종은 2006년 하반기에 약120톤, 700ha면적에 처음 보급됐을 뿐이고 2015년에 가서야 전체소요량의 100%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보리수매가격은 매년 공매가격보다 20~30%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가격을 지지하던 수매제가 폐지되면 가격불안정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총체보리 재배의 경우 지역농협이나 축산단체를 연결체로 해서 경종농가와 축산농가가 계약생산토록 하되 단가는 자율적으로 결정토록 할 예정이다. 따라서 마땅한 대체작목을 찾지 못한 식용보리 생산 농가들이 총체보리로 몰릴 경우 계약단가는 자연스럽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도별, 시·군별로 경종과 축산업의 발전정도에 차이가 있고 농가간의 수송거리 등을 감안할 때 총체보리 계약재배에서 탈락한 농가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총체보리 계약재배에서 탈락한 농가나 총체보리 소득에 만족 못하는 농가들이 양파, 월동배추, 시설채소 등 타 동계작물 재배로 전환될 경우 이들 품목의 생산과잉 및 연쇄가격하락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와 함께 경관작물이나 바이오에너지 등은 시범사업이 실시될 뿐 성과가 검증된 것은 아니라서 농가소득 장치로는 미흡하다. ▲ 대안은 농민단체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섣부르게 보리수매제를 폐지하고 시장논리에만 맡길 경우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오던 보리산업마저 붕괴될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보리산업발전을 위한 중장기 대책부터 마련한 후 점진적으로 보리수매제도를 변경해나갈 것을 주문했다. 손재범 한농연 정책실장은 “2005년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면서 정부가 쌀 소득보전직불제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수확기 쌀값폭락에 따른 후유증을 겪었다”며 “수매제 폐지에 앞서 보리농가를 안심시킬 수 있는 소득안정장치부터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손 실장은 “보리산업이 밀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식량자급률 목표치에 적정 보리생산량을 반영하고 적극적인 소비처 발굴 등을 통해 보리산업을 적정수준 유지해나갈 수 있는 대책부터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윤석원 중앙대 산업과학대 학장은 “정부의 고민은 이해하지만 농민입장에서 보면 마땅한 대체작목이 없는 상황에서 소득원이 축소되기 때문에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보리수매제를 마냥 끌고 갈 수는 없지만 향후 10년인 2017년경까지 연장해서 농민들이 대체작목으로 전환하고 총체보리를 이용한 조사료공급 시스템이 체계화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보리생산량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전남도는 지난 22일 “농가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보리수매 인하방침을 철회하고 생산농가가 미리 알고 대처토록 수매가 사전예고제를 시행할 것”을 건의하고 “보리를 대체할 수 있는 품목 발굴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