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있는 농업 만들려면

한국농어민신문   2007. 05. 10

한·미 양국의 의회 통과라는 외교적 절차만을 남겨두고 한·미 FTA협상이 타결되었다. 한편에서는 섣부른 기대감도 나타나고 있지만 적어도 농업 분야의 경우에는 공통적으로 피해의 심각성을 지적하는 측면에서 우려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농업문제 대하는 인식 전환 시급

하지만 향후 개방화의 폭과 속도가 점차 증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찬성과 반대에 대한 논란 여부를 떠나 적극적으로 미래에 대비하려는 대응자세가 무엇보다도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농업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 동안 조직화에 대한 농민의 소극적 대응자세를 질타해온 것은, 향후 개방화의 확대에 대비하여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하다는 현실적인 인식 하에서, 조직화의 필요성과 속도를 강조하고 가속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지, 하루아침에 가능한 일을 왜 하지 않았느냐고 질책하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따라서 지나치게 농민의 전향적 자세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아닌가 생각된다. 농민도 생산자의 하나로서 경쟁력을 갖춰나가야 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무조건 밀어붙인다고 하루아침에 경쟁력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촌과 농업의 미래지향적인 발전과 실질적인 경쟁력 제고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농업과 농촌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인식 변화가 필수적이며, 비로소 농업과 농민에 대한 다양한 요구도 정당화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농정 체계 개편·정책 개선 우선

따라서 농업이라는 산업의 중요성과 더불어 농촌이라는 지역적 공간의   유지 및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전환 및 확산이 필요하다. 농촌의  도로, 의료, 복지, 교육 등은 농림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간의 교감과 협조가 어우러지지 않고서는 성립될 수 없는 부문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농업  문제를 단순히 하나의 생산 측면으로만 보기보다는 지역의 유지, 발전  이라는 종합적인 차원에서 농업을 어떻게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재편해 나갈 것인가 하는 방향으로의 대안과 대응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최근 먹거리에 대한 전 국민적인 높은 관심과 우려를 감안하면 농식품 생산공급의 안전성과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식품산업 및 식품산업정책에 대한 관심과 비중 증가가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통부문에 대한 경쟁력 강화는 생산과 소비를 효율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농업과 식품산업의 연계 강화를 통해 농업의 생존 기반과 지역의 유지 및 발전을 위한 핵심적인 고리 역할을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정체계에 있어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어 나가야 한다. 단순히 농촌과 농민에 대한 지원이나 피해보상 정책을 되풀이하는 수준이 아니라, 농촌과 농민이 자발적·적극적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농업을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과의 연대 강화를 통해 현장의 목  소리와 정책이 일관된 연계성을 가지고 수행되어 나갈 수 있도록 농정  체계의 획기적인 변화를 도모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농민 경쟁력 확보 적극 지원을

향후 농업과 농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농민의 변화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농업과 농민의   획기적인 변화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농업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인식과 더불어 합리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의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또 다른 실망과 우려의 목소리만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동국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권승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