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목적 농산물 송풍건조기 개발 -

동부농업기술센터 경영소득담당 이세광

지난호의 『무말랭이 건조기 개발 보급』에 이어서 연재합니다.

1. 개발동기 및 배경

동부지역은 만생양파, 마늘, 구쪽파(종구용)가 농가 주 소득작물로 생산되고 있으나, 수확기가 장마철과 겹치면서 노천을 이용한 자연건조 시 잦은 비 날씨로 제때에 건조되지 못하여 상품성이 떨어지는 악순환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동부지역에서 생산된 양파, 마늘, 쪽파 등의 고품질화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건조방법 개선이 절실하며, 지역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목적 농산물 송풍건조기』를 개발하게 되었다.

※ 참고 : 동부지역 인경채소 생산현황(‘07년도)

(단위: ha, M/T)

2. 개발과정

 금년 장마는 예년에 비해 10일 정도 빨리 찾아왔다. 6월 강수량도 많아 만생 양파를 제때에 건조하지 못하여 노지에 방치, 일부 침수된 포장에서는 부패 양파도 발생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장마기간 노천건조는 양파의 상품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농가소득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개발된 건조기는 2.4m×2.4m×1.2m(가로×세로×높이)규모의 판넬 상자에 양파를 넣은 후 전기송풍모터를 이용 상자 안으로 위로 일정하게 바람을 송풍시키는 방법으로 1회에 3.5~4톤까지 건조할 수 있고 장소와 공간에 관계없이 조립식으로 설치가 가능하여 사용 후에는 해체해 일정장소에 보관할 수 있는 편리함도 갖추고 있다.

 실제로 이번 개발한 송풍건조기를 이용하여 양파를 건조한 결과 판넬상자 속에 3톤 분량의 양파를 넣어 5일 정도면 충분히 건조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구좌지역에서 평균 3,300㎡(1,000평)내외의 양파 또는 마늘 농사를 하는 것을 기준으로 농가당 1대씩 건조기를 보유할 경우 아무리 긴 장마가 와도 마늘, 양파, 쪽파 등 수확 후 건조 작업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올해 7월에는 기술센터에서 시범 제작한 기종으로 제주시에서 김녕·구좌농협 등 생산자 단체에 다목적 농산물 송풍건조기 20대를 지원하기도 하였다.

3. 기대효과 및 제언

 고품질 농산물 건조기 개발 보급을 통한 동부지역관내 마늘, 양파, 쪽파 재배농가 경쟁력 강화는 물론, 건조기간 단축과 적정건조에 의한 품질향상으로 농가소득 증대 도모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실시되어온 농업기계화 정책은 수도작 중심의 농기계의 확대보급으로 농작업 기계화율을 높이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 왔다고 본다. 그러나 이제는 실질적으로 농가경제에 실익이 되도록 농기계비용의 절감, 새로운 농기계의 개발, 농작업의 안정성 확보에 중심을 두고 정책사업을 시행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수십 년 동안 영농규모 확대를 위해 수많은 노력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실적으로는 소규모이다. 결국 소규모 농가가 농업의 중심이고 이들의 소득증대를 위해서는 이들에 맞는 저렴한 중소형 농기계의 개발이 필요하다. 그리고 지역적으로 특수한 농기계의 개발과 안전성, 환경성을 제고한 농기계 개발 또한 필요하다. 현재 농업인들은 기계개발에 있어서 작업편이성과 더불어 작업능률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에 맞춰 개발한 『다목적 농산물 송풍건조기』는 편이성과 능률을 겸한 농가보급형 적정규모의 농기계가 아니가 싶다.

 2회에 걸쳐 『무말랭이 건조기』와 『다목적 농산물 송풍건조기』에 대해 소개했다. 앞으로 이 사업들이 제주지역에서 지역농업기반구조를 변화하고 농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농기계개발의 변화에 첫 삽을 뜨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