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곡밥에 담긴 건강학
우리 선조들은 정월
대보름에 달집태우기 등의 의식을 거행하며 한해의 무사태평과 행운을 빌었다. 해마다 쟁반 같이 둥근달에 많은의미를 부여하며,
소원을 빌었다. 정월대보름과 한가위 등 우리나라 4대 명절 가운데 두개가 보름날인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매월 한차례 있는
보름날은 길일인 셈이다.
세시 풍속이 가장 많은 날도 정월 대보름이다. 예로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오곡밥과
부럼·복쌈(나물쌈) 등의 별식을 해 먹으면서 풍년농사와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행사가 많았다.
이같이 특별한
날인 정월 대보름(28일)에 오곡밥과 묵나물 등의 음식을 해 먹으면서 올 한해 행운과 가족의 건강을 빌어 보자. 특히
오곡밥과 묵나물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어 심신건강에도 좋다.
언제부터
오곡밥을 먹었을까.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21대 소지왕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지왕은 자신을 죽이려는 왕비와
승려의 음모를 까마귀 덕분에 화를 면하고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정월 보름날 아침에 갖가지 음식을 담 위에 올려놓았다. 그때
까마귀가 먹은 음식이 바로 오곡밥이었다.
오곡밥을 언제부터 대보름에 먹기 시작했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동국세시기〉에서는 “제삿밥을 나누어 먹는 옛 풍속을 답습한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조후종 한국의맛연구회장(전
동국대 교수)은 “다섯가지 이상의 곡식으로 짓는 것을 오곡밥이라 한다”면서 “정월 대보름날 오곡밥을 먹는 것은 모든 곡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설명한다.
오곡밥의 주재료는 찹쌀·차조·팥·수수·콩 등 다섯가지
곡식이다. 하지만 오곡의 종류는 지방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부 지방에서는 여기에다 대추와 밤·땅콩 등을 보태기도
한다.
또 요즘에는 오곡밥은 너무 차져 먹기 불편하다고 해서 멥쌀을 많이 섞는 추세다. 또한 오곡밥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식이섬유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지만 칼로리가 높지 않아 웰빙 건강식으로도 인기다.
류명환
한의사는“오곡밥의 주재료인 찹쌀과 차좁쌀은 성질이 따뜻해 소화기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이에 비해 조와 콩 등은 오장을
보하고, 십이경락의 순환을 돕는다. 붉은팥은 부종을 빼 주고 이뇨작용 효과와 갈증·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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