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제주 후세에 물려줄 고민할 때"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1-05-20 16:46:20 조회수 4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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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제주 후세에 물려줄 고민할 때" [녹색생활 실천 선구자 이창복 성산읍 신천리 이장] 데스크승인 2011.05.15 연못이 저렇게 더러워서야….’ 성산읍 신천리에서 나고 자란 이창복씨(62)는 늘 마을 물웅덩이에 생활쓰레기가 무단 투기되고 썩은 감귤이 버려져 악취를 뿜는 점이 못마땅했다. “주민공동체의 공간이 오염되고 방치돼 부끄러웠습니다. 자연은 우리 게 아니라 잠시 빌린 임대물 같은 거죠.” 젊은 시절 전분공장 공장장을 거쳐 경영에 참여하다 중국산고구마의 범람으로 폐업한 후 농사짓던 이씨는 2009년 이장에 선출됐다. 이씨는 “다른 건 몰라도 깨끗한 마을은 반드시 이루겠다”고 3년 임기의 핵심 업무방향을 설정했다. 녹색생활 실천행보가 시작된 순간이었다. “당장 ‘고타리못’ ‘도리못’ 등 웅덩이의 쓰레기를 치운 뒤 메워 화초 심고 공원을 조성했죠. 해안선 2.3㎞를 따라 끊임없이 떼밀려오는 바다 쓰레기도 목격될 때마다 말끔히 치웠어요.” 이씨는 주민들과 소통에 주력, 노인회와 청년회, 부녀회 등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쓰레기 투기금지’ ‘집 앞 청소 솔선’ ‘재활용 동참’ 운동을 활기차게 전개했다. 마을엔 ‘클린’ ‘그린’이란 개념이 차츰 정착했다. 이어 그는 ‘사계절 꽃피는 마을’을 표방, 일주도로와 간선도로, 마을안길에 15가지 화초를 시기별로 심고 가꿨다. “공작초와 국화, 데이지 등 수 만 본을 심고 뽑길 반복했습니다. 근래엔 화초 종자와 묘종의 자체 생산을 역점추진 중입니다. 마을이 연중 꽃향기에 물들려면 약 10만 본이 필요한데 2년 후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이씨는 2009년 7월 동부농업기술센터가 개발한 동애등에를 활용한 음식물 쓰레기처리기술을 마을에 적용하는 사업을 감행했다. 초파리의 일종인 동애등에의 유충으로 마을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이다. 7개 반별 음식물쓰레기통이 설치돼 동애등에 유충이 투입됐다. 분해환경 최적화를 위해 음식 습기를 제거하는 ‘짤순이’도 가구마다 보급됐다. “동애등에가 15일간 유충으로 지내며 마리당 하루 2g의 음식물을 먹어치웁니다. 마을에 2만 마리 유충이 투입된 후 추위로 활동을 멈춘 겨울을 뺀 9개월간 음식물 분해효과를 산출한 결과 7t이상이 입증됐습니다.” 실적이 알려지면서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 행렬도 이어졌다.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일부 주민이 물을 제대로 안 뺀 음식물을 버리거나 제때 유충이 공급되지 않아 부하가 걸렸다. 쉬파리 유충이 섞여 음식물이 부패, 악취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 동애등에를 활용한 음식물쓰레기 처리프로젝트는 완결수순을 밟고 있다. 이씨는 “최근 마을에 항온시설을 갖춘 유충 총괄사육장을 설치했다”며 “이곳에서 유충이 생산되고 음식물 분해도 진행돼 안정적인 처리시스템이 운영되고 겨울 공백기도 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출처: 제주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