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지는 강이나 바다, 호수였던 지역에 둑을 쌓고 물을 빼내는 과정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 땅을 의미한다. 오래 전부터 더 넓은 땅을 확보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으로 세계 곳곳에서 형성되어온 간척지는, 문명의 초기 강을 메워 농경지를 마련하던 것에서, 최근에는 발달된 토목기술에 힘입어 바다를 메워 땅을 넓히는 해면간척으로 발달하게 된다. 네덜란드와 일본은 국토의 특성상 오래 전부터 간척이 발달된 나라들로, 네덜란드는 35만ha에 이르는 조이데르 해에 대규모 간척지를 조성하였고, 일본은 7세기부터 시작된 간척사업이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 해상방어를 목적으로 제방을 구축하며 간척의 역사가 시작, 일제 강점기 후 본격적인 해면간척의 시대로 진입하였다.

바다가 옥토(沃土)가 되기 위해서는 배수가 불량하고 염도가 높은 바다 땅을 육지의 땅으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염분제거가 중요한데 직접 물로 씻어 내거나 지하 배수시설, 석고 살포 등을 이용한다. 그 뒤 토성(土性)을 개량하기 위해 비료를 뿌리고, 염분이 다시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난 뒤에야 염에 강한 작물부터 차례대로 재배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간척지는 미래 농업에 희망의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① 간척지는 쌀의 안정적 수급조절을 위해 잡곡과 사료작물 등 재배작물을 다양화한 복합곡물단지가 들어서 비상시 소요될 잡곡류 생산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② 또한, 저비용 생산시설 등을 이용한 원예단지를 조성하고, 선별-포장-운송-저장 기능을 갖춘 물류시스템 구축은 우리 농산물의 수출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③ 미래 바이오에너지 생산을 위한 바이오매스 생산단지로도 간척지의 활용이 가능하다. 세계적으로 건초를 대체하는 염생식물 이용과 함초와 유사한 살리코니아를 유지작물로 이용하는 기술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④ 바다와 접하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새롭게 조성되는 생태공원은 현대인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며, ⑤ 시험포장 및 부대시설 등 넓은 땅이 필요한 농어업 연구시설의 부지로 활용될 수도 있다. ⑥ 마지막으로, 미래 물 부족에 대비하여 소금에 내성이 있는 작물을 바닷물로 경작하는 해수농업의 시험장으로도 간척지의 활용 가치가 높다.

이젠 (1) 간척지 농업의 가치에 대한 재인식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낮은 식량자급률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의 경우, 간척지 농업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2) 간척지를 수출농업기지로 활용하는 등 한국형 농업 경영 모델의 시금석(試金石)으로서 선진농업구조를 확립해야 할 것이며, (3) 경제적, 생태적 가치를 아우르는 연구개발을 통해, 생태계의 보전과 간척지 농업의 이익을 모두 취하는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목 차:

<요약>

Ⅰ. 제3의 신대륙, 간척지 ................................................................1

Ⅱ. 바다가 옥토가 되기까지 ............................................................7

Ⅲ. 미래 농업, 희망의 땅................................................................11

Ⅳ. 시사점...................................................................................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