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으로 내 몰린 도내 1차산업
이슈제주 2007. 04. 02
감귤에 이어 전 분야 도미노...한.중 FTA도 덮칠 전망
제주감귤 산업이 기로에 섰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1차 산업 전체가 벼랑 끝에 몰렸다는 판단이 옳다.
한. 미 FTA가 체결되면서 제주 감귤은 국내산 유통기간인 9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현행 50% 등의 관세를 유지하다 7년 후에는 철폐된다는 ‘생색 내기용’ 보호를 받는데 그쳤다.
파도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한.미 FTA 협상 타결에 자극을 받은 일본이 곧 양자간 협상에 열을 올릴 것이고 이어 한국은 아직 걸음마 단계인 중국과의 FTA 협상에 탄력을 붙인다는 것이 외교가의 공통된 견해다.
감귤, 축산, 밭작물 전체가 ‘자유무역주의’라는 폭격기 조준경에 노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내 농어가에서는 “상당히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일지는 가름조차 할 수 없다”면서 “반대론자들의 분석대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불안해 하는 실정이다.
제주도정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차우진 도 친환경농축산과장은 “적어도 민감품목 포함이라는 성과를 거두려 했다”고 털어 놓은 뒤 “제주도 1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감귤, 축산업 등은 직격탄에 노출돼, 도민 경제 혼란 속으로,,,
제주 경제를 지탱하는 분야는 모두가 알 듯 1차산업과 관광산업이다.
그 중 감귤과 축산업은 이 직종에 종사하는 도민들이 그 나마 적정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삶의 터전이다.
3월부터 8월까지 오렌지류가 국내 시장에 아무런 관세 장벽 없이 상륙할 경우를 상상해 보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된다.
도내에서 이 시기에 생산되는 감귤류가 가격경쟁력에서 밀리게 됨은 불에 보듯 뻔하다.
또한 이 시기에 나오는 국내산 다른 과일류도 홍역을 피할 수 없다.
가격 하락이 뒤를 잇고 시장에 형성된 저가 기조를 9월 이후 출하되는 노지감귤이 이겨낼 도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시기에 출하되는 감귤은 시설재배하는 품종들로 노지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다.
이 시설을 갖추기 위해 대출 등으로 빚이 만만치 않은 형편이다.
‘원금은 말할 것도 없고 이자도 갚지 못해 폐농하는 농가’가 속출할 판이다.
1980년대말 도 전역에 불어 닥친 ‘바나나 농가의 몰락과정’을 되돌아보면 이해가 된다.
한우, 낙농, 양돈 농가들도 전전긍긍이다.
값 싼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 시장에 물 밀듯 밀려오면 국내산은 당연하게 가격하락에 몸살을 앓게 된다.
특히 쇠고기와 대체재 관계인 돼지고기는 수요 자체를 빼앗길 공산이 크다.
도시 소비자들은 ‘국내 농가보호’보다는 ‘제 주머니 사정을 먼저 돌아보기 마련’이다.
‘정글의 법칙’에 도내 1차 산업은 갈 길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한. 중 FTA를 함께 감안한 대책, 이제부터라도 세워야 한다
중국은 현재 첨단산업 분야가 자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중이라는 소식이다.
값 싼 공산품과 농.수.축산물을 우리 시장에 풀어놓는다는 복안을 토대로 한 정책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미 도내 농가는 중국산 농.수산물에 의한 쓴 맛을 단단히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산 마늘이 밀려오면 ‘가격 폭락’이라는 현상에 한숨을 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미국과의 FTA는 지리적으로 멀리 있는 탓에 오렌지 생과시장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중국과의 협상 타결은 경우가 다르다.
배로 한, 두 시간이면 각종 농.수축산물이 서해안에 상륙하게 된다.
물론 일정기간 보호되겠지만 도내 1차 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 몰렸다는 사실만은 분명한 2007년 4월 2일이다.
고창일 기자, http://mailto:changilko@issuejeju.com